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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탑사 오층탑에 깃든 ‘기황후’
고려시대 제주의 삼대사찰로 꼽히는 제주시 삼양동 원당봉 중턱의 불탑사(고려시대 당시 원당사). 도량 동북향 안쪽을 돌아 들어가면 질박한 현무암 5층 석탑이 수 백년 세월을 아랑곳하지 않고 네 귀 처마를 살짝 들어올린 채 의연하게 서있다.
보물 제1187호이자 지방문화재 1호로 현존하는 제주 유일의 역사시대 탑이다. 그런데 이 사찰과 탑의 조성 배경을 전해주는 구전설화의 중심에 원나라 황후가 된 고려의 여인 기(奇)씨가 있어 주목된다. 그가 기황후다.
기황후는 본래 고려의 여인이다. 고려가 원의 지배를 받을 당시인 1333년에 공녀(貢女)로 원에 끌려갔다가 원의 마지막 황제인 순제(재위1333~1367), 즉 투간티무르의 총애를 받고 훗날 태자 ‘아유스리다례’를 낳아 황후(皇后)의 지위까지 오른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산 인물이다. 우리의 역사를 통틀어 기황후같은 인생역전(?)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구전되는 불탑사 5층석탑의 설화에는 원나라 순제가 결혼 후에도 태자가 없어 고민하던 중에 꿈에 한 스님이 나타나 “북두의 명맥이 비친 삼첩칠봉(三疊七峰)의 터를 찾아 절과 탑을 세우고 기도하면 태자를 얻을 것”이라고 현몽했다고 전한다. 이에 풍수사가 찾아낸 원당봉에 절과 탑을 세우고 기도하여 태자를 얻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의 불탑사에는 원나라 황실의 원찰(願刹)로서 당시 원나라의 으뜸 원(元)자를 써서 원당사라고 사명을 지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로 창건배경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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